자기소개







"자기소개, 그거 꼭 해야 할까."
Feb는 고개를 떨구며 자신 없는 목소리로 물었다.

"자기소개라는 거, 진짜 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서 나를 모르는 사람들 대상으로 하는 거잖아. 근데, 여기 오는 이 사람들은 이제 날 알만큼 알고, 물론 잘 알지는 못하겠지만, 대체로 무얼하는지도 말했고, 물론 읽지 않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물론 가끔씩은 뭐하는 앤지 궁금해할 수도 있겠지만. 게다가 무슨 굉장히 쓸데있는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뱅뱅 헤매고 있는 건데."

"해. 사람들이 종종 가짜인지 진짜인지 물어본다며."

"처음에는 픽션 기준으로 픽션 80% 이상이면 오프닝이고, 논픽션이 80%이상이면 전파상이고, 논픽션인데 마치 픽션같은, 예를 들면 연애사건 같은 건 어떤 날로 넣었는데, 가면 갈수록 이게 경계가 모호해져서 잘 모르겠는 거야. 쓰다보면 종종 헷갈리고, 급반전 결말을 좋아해서 혀가 삐져 나온다거나 누가 사라진다거나 막 그런 결론을 내리고 싶어져서 이제 막 두루치기야."

"대체 그런 걸 왜 쓰는데?"

"그냥.  있잖니, 난 그냥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는 내가 좋아."

"넌 현실적이고 냉정하고 소심한데 대범하고 한편 대범한데 소심하고 입으로는 신비주의를 표방하면서 결국엔 다 이야기하잖아. 한낮에 일어난 일들은 통으로 날려먹고 거기에 네 전부는 없어."

"응, 맞아."
나는 들리지 않도록 작게 한숨을 쉬었다.







by February | 2009/06/29 01:37 | 자기소개서 | 트랙백 | 덧글(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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